역대 교육부(옛 문교부)장관 13명이 초등학교 한자(漢字)교육 실시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최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제출했다.

이에 따라 1970년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의 지시로 전면 금지된 초등학교에서의 한자 교육에 대한 찬반 논란이 다시 일어날 전망이다.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는 9일 "역대 교육부 장관들이 초등학교 한자 교육을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채택,5만여명의 회원을 대표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오늘의 심각한 문화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에서부터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의문은 "우리 말의 70% 이상이 한자 어휘로 돼 있는데 한글로만 표기하면 읽어도 그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없어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불확실한 어의(語義)로 국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등학교에서의 한자 교육은 해방 이후 65년까지는 4~6학년 국어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倂記)했고, 그후 69년까지는 국.한문 혼용 방식으로 이뤄졌으나 70년 이후부터 전면 금지돼 왔다.

건의문에 서명한 전 장관들은 문홍주(文鴻柱.17대).민관식(閔寬植.20대).이규호(李奎浩.25대).권이혁(權彛赫.26대).손제석(孫製錫.27대).서명원(徐明源.28대).정원식(鄭元植.30대).조완규(趙完圭.32대).오병문(吳炳文.33대).김숙희(金淑喜.34대).이해찬(李海瓚.38대).문용린(文龍鱗.40대).이돈희(李敦熙.42대)씨 등 13명이다.

--<중앙일보> 2002.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