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설렁탕’ 유래된 곳… 동대문구, 5월부터 역사공원 조성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의 선농단은 조선시대에 임금이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고대 중국의 제왕으로 농사의 신으로 불리는 신농씨(神農氏)와 곡식의 신인 후직씨(后稷氏)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제사를 올린 임금은 이곳에서 직접 밭을 갈기도 했다.

선농제가 끝나면 임금은 행사에 참가한 문무백관들과 백성들에게 소를 한 마리 잡아서 큰 솥에 넣고 푹 고은 다음 이 국물에 밥을 말아서 점심을 대접했다. 이 탕은 선농단에서 먹는 국이라 해 ‘선농탕’이라 불렸다. 오늘날의 ‘설렁탕’이 바로 이 선농탕에서 유래됐다.

선농제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폐지됐다. 선농단의 위치도 변경되는 등 역사·문화적 의미가 말살됐다. 1979년 지역주민들이 ‘선농단친목회’를 결성해 선농제를 다시 시작했고 1992년부터는 동대문구가 매년 행사를 치르고 있지만 인근 주민들조차 선농단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선농단은 2001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됐다. 그러나 면적의 30%가량은 어린이공원으로 개발돼 역사 유적지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어린이공원도 노숙자·불량 청소년 등의 활동 무대가 되면서 사실상 황폐화된 지 오래다.

결국 동대문구는 선농단의 역사적 가치와 도시공원의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2008년부터 ‘선농단 정비 및 역사공원 조성’ 사업에 나섰다. 동대문구는 고증자료를 바탕으로 선농단의 형태를 복원키로 했다. 또 어린이공원 부지에는 지하 2층 규모의 시설을 지어 역사자료관·전시실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어린이공원 대신 주민들이 산책할 수 있는 녹지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이 사업에는 모두 67억7300만원이 투입된다.

동대문구는 지난해 도시계획시설을 어린이공원에서 역사공원으로 변경했다. 공사는 오는 5월에 시작해 연말까지 마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선농제와 함께 역사자료관에서 다양한 역사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동대문구 약령시 등 기존의 지역 자원과 연계한 관광 문화 프로그램도 마련해 이 일대를 테마파크로 만들겠다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선농대제를 개최하는 내년 4월까지 주변 정비를 마치게 되면 선농단은 대한민국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역사공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2013.1.28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