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는 적을 막으려 성을 쌓고 관문을 연결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關은 대문의 「빗장」이며 後에 국경의 요새로 轉用됐다고 했다. 관중(關中)은「關의 中央」이라는 뜻으로 동서남북에 각기 함곡관(函谷關), 산관(散關), 무관(武關), 소관(蕭關)의 네 關으로 둘러싸여 있던 천연 요새지로 지금의 섬서성(陝西省)이다. 그런데 역사상 중국은 북방 이민족의 침략에 시달려야 했다. 그래서 험한 지형에는 어김없이 關을 만들고, 그 關을 서로 연결하는 城을 쌓아야 했다.
이처럼 關을 서로 연결한 것이 관계(關係)다. 그것의 대표가 萬里長城으로 東의 산해관(山海關)에서 西의 가욕관(嘉욕關)까지 장장 1만5천리나 이어져 있다. 물론 그 사이에는 수많은 關이 있다. 용관(龍關)·거용관(居庸關)·안문관(雁門關)등등.
그렇다면 關係의 목적은 異民族, 즉 흉노를 방어하는 데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국방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개인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바뀌고 말았다. 사리사욕을 위해 관계를 동원하게 된 것이다. 關係의 의미가 그만큼 축소, 세속화됐다고나 할까.
물론 중국에서 「關係」가 무너진 적도 있었다. 元나라와 淸나라가 그것이다. 그들은 「關係」(萬里長城)를 무너뜨리고 中國을 차지했다. 그런데 지금은 목전의 이익 때문에 좋은 「關係」가 무너지곤 한다. 아쉬운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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