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務總理賞 敎育人的資源部 副總理賞
『第3回 全國 初·中·高·大學生 漢字敎育 진흥을 위한 글』 懸賞公募 國務總理賞 受賞作
[漢字와 새 歷史의 創造]--서울 徽慶女子高等學校 2學年 朴銀慶
'盡人事待天命'
나는 이 말을 가장 좋아한다. 자기 할 일을 다하고 하늘의 命을 기다린다는, 곧 最善을 다하는 마음의 姿勢를 强調한 이 故事成語를 무엇보다도 좋아하여 내 책상 앞에 붙여 두었다. 그런데 하루는 친구가 집에 놀러와 이 故事成語를 보고 어떻게 읽는 거냐고 물었다. 친구는 사람 人과 하늘 天은 알겠는데, 나머지 글자는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언젠가 읽었던 한 記事가 떠올랐다. 首都圈 모 高等學校 3學年 學生 50여명을 對象으로 父母님의 이름을 漢字로 쓰게 한 結果, 60%가 쓰지 못했다는 內容의 記事였다. 또한 基礎的인 單語를 漢字로 쓸 수 있는 學生의 比率도 '愛國歌'를 바르게 쓴 學生이 42%, '禮節'이라는 單語가 18%, '學校 敎育'이 불과 14%로 정말 漢字에 대해서는 無知하다는 內容이었다.
요즘 學生 사이에 가장 人氣가 있는 KBS 텔레비전의 퀴즈 프로 '挑戰 골든벨'을 보더라도 社會的인 問題나 일반 學習的인 問題는 척척 맞춰도 낱말을 漢字로 쓰는 問題에서는 秋風落葉처럼 우수수 떨어진다.
漢字를 잘 모르는 것은 中學生이나 高等學生뿐이 아니다. 全國의 17개 大學 1∼3학년생 1천5백 명을 對象으로 評價한 大學生의 漢字實力은 한 마디로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자신이 다니는 學科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는 學生이 54%에 달했다. '敎育學科'를 '敎肉學科'로 쓰는가 하면 '化學'을 '火學'으로, '行政'을 '行正'으로 적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다. 또 읽기에서 '降伏'을 맞춘 學生은 38%이었으며, 漢字로 쓴 경우는 고작 9%였다. 전체 平均은 54.2점. 더욱이 이들은 거의 名門大學校 學生들이었다.
왜 이러한 調査 結果가 나오는 것일까? 基礎的인 漢字조차 모르는 '漢字文盲'이 언제부터 우리나라에 存在한 것일까?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1951년 常用漢字 1,000字를 制定하였고, 1959년에 臨時許容漢字 1,300字, 1972년에 漢文敎育用 基礎漢字 1,800字(中學校 900字, 高等學校 900字)가 제정된 이후 中·高校에서만 정규 교과로 실시돼 왔다. 初等學校는 1969년 國語 敎科書에 漢字 倂記를 施行했지만, '國語時間이 漢字 授業 時間으로 된다'는 指摘 때문에 없어졌고 初等敎育用 漢字는 市·道 敎育廳에서 정한 600字 內外로, 裁量(선택, 3∼6년) 時間에 敎育할 수 있으나 이 또한 現實的으로는 시간이 없어 自習 또는 特活 時間을 活用해 敎育하도록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重要한 것은 一貫된 文字 政策이다. 1949년 國漢倂用, 1964년 漢字混用, 1970년 한글 專用으로 모든 公文이 한글로만 쓰이게 되고, 初·中·高等學校의 敎科書에 漢字의 露出 表記가 없어지자, 漢字의 使用은 크게 줄었다. 1975년 다시 國漢倂用으로 敎科書의 文字政策이 바뀌는 바람에 원만한 漢字敎育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實情이다. 그나마 多幸인 것은 2001년 12월 29일 敎育人的資源部가 確定 發表한 入試 改編案이다. 이 改編案에 따르면 2005학년도부터 大學修學能力試驗 외국어 5개 領域과 함께 漢文이 包含되었다. 入試에 漢文이 包含되었으므로 뒤늦게나마 다시금 初等學校 때부터 漢字를 익히려는 熱風이 일고 있다는 소식이다.
漢字에 대한 올바른 理解
漢字는 中國 古代의 文字이다. 漢字의 漢은 漢族 또는 漢나라를 뜻한다. 漢字가 우리나라에 언제 전해졌는지는 正確히 알 수 없다. 흔히 기원전 2세기 무렵이라는 記錄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中國과 가까이 접해 있는 나라이므로 韓·中 두 民族의 接觸은 일찍부터 있었을 것이고, 漢字의 傳來도 그 무렵 始作하여 時代가 지남에 따라 漸增했을 것이라는 推測이다.
訓民正音 創製 이전의 文字는 바로 漢字였고, 漢字가 우리의 文字生活을 支配했다. 따라서 世宗大王에 의해 訓民正音이 創製된 이후에도 漢字의 使用은 좀처럼 줄지 않았고, 漢字가 文字생활의 代表的 手段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숱한 歷史가 흐른 지금, 初等學校 漢字敎育 정규 敎科 實施 여부를 둘러싸고 贊反 논의가 그치지 않는데, 과연 한글만으로 모든 文字生活이 可能할 수 있을까?
우리말은 構造 자체가 70% 이상이 漢字語로 構成돼 있다. 그런 만큼 日常生活 속에서 한글만을 썼을 때보다 漢字을 함께 썼을 때, 그 뜻이 分明해지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漢字은 表意文字라 表音文字인 한글과는 차이가 있다. 하나 하나의 글자가 一定한 뜻을 나타내는 漢字에 비해 한글은 한 字 한 字에 特定한 意味를 나타내지 않고 하나의 音聲에만 對應해서 그 發音을 나타낸다. 그렇기 때문에 漢文은 글자의 뜻을 包含하여 알맞은 어휘 使用에 도움을 준다.
예를 들면, "나는 '상가'에 갔다"라는 한글 文章이 있다고 하자. 그럼 이 文章은 세가지로 解釋될 수 있다. '商家'는 장사를 業으로 하는 집을 말하므로, 이 때 "나는 물건을 파는 곳으로 갔다"라고 解釋할 수 있다. 또한 상점이 많이 늘어서 있는 거리라는 뜻의 '商街'를 사용한다면 "나는 물건 파는 곳이 많은 거리로 갔다"라고 理解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상제의 집이라는 뜻의 '喪家'라면 "나는 초상집에 갔다"라는 뜻으로 解釋하게 된다. 따라서 한글만으로 적을 때는 意味 把握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지만 漢字와 함께 使用하면 금방 理解가 되고, 그 뜻이 正確하게 傳達된다. 한글과 漢字의 混用은 豊富하고 올바른 言語生活을 하게 만들며, 더 나아가 漢字를 알고 한글을 쓰면 한글맞춤법도 잘 지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 靑少年들의 無分別한 通信言語 역시 漢字를 멀리한 데서 그 原因이 있다고 생각한다. 表音文字인 한글을 소리나는 대로 쓰다 보니, '祝賀'라는 말을 '추카 추카'로, '先生님'을 '새앰'으로 表記하는 부끄러움을 보이고 있다. 한글 專用 정책이 오히려 한글을 파괴하는 結果를 낳게 된 것이다.
漢字를 배워야 하는 理由
漢字는 어느 한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아주 오랜 세월 동안 必要에 의해 만들어지고 다듬어져 온 만큼 그 數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글자마다 音과 뜻도 그 變化가 無窮하다. 우리 한글은 字音과 母音이 합쳐져서 한 文字가 되지만 漢字는 하늘 '天'자를 보는 순간 '하늘'이라는 뜻을 금방 떠올리게 된다. 글자마다 音과 뜻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정한 形態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漢字는 音은 하나인데 뜻이 여러 개라든지, 音이 달라짐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글자도 많이 있다.
우리의 所重한 文化遺産들은 거의 모두 漢文으로 記錄되어 있다. 우리나라 最古의 歷史書인 『三國史記』를 비롯해 『三國遺事』, 『朝鮮王朝實錄』, 『東醫寶鑑』 등의 모든 文獻들도 다 漢文이다. 오랜 동안 漢字를 써온 만큼 우리 先祖가 남긴 文化遺産에 담긴 創意力의 根源은 한글이 아닌 漢文 書籍이다. 오늘날 到處에 남아 있는 漢文 書籍을 充實히 飜譯할 수 있을 때라야 우리 文化를 올바로 理解할 수가 있다. 漢文을 알지 못한다면 文化遺産에 대한 硏究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는 것이다.
漢詩중에 '浮碧樓'라는 作品이 있다.
昨過永明寺 暫登浮碧樓
城空月一片 石老雲千秋
麟馬去不返 天孫何處遊
長嘯依風岉 山靑江自流
어제 영명사를 지나가던 길에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텅빈 성에는 한 조각의 달이 떠 있고
오랜 돌들은 천 년의 구름이 흘러가네
麒麟馬는 떠나간 뒤 돌아오지 않으니
天孫은 지금 어느 곳에서 노시는가?
돌다리에 기대어 선 채 길게 휘파람을 부니
오늘도 산은 푸르고 강은 절로 흐르네.
高麗 末의 文臣 李穡이 지은 이 漢詩는 本文만 가지고는 어떤 內容의 글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漢文을 안다면 하나하나 解釋이 가능하다. 이렇게 國文學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漢詩도 漢文에 대한 充分한 理解가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그 價値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漢字 1,500字 알면 古典 90%를 理解한다'는 記事가 실린 적이 있다. 基礎漢字 1,500字만 제대로 알아도 주요 古典의 92.72%를 理解할 수 있다는 結論이 나왔다고 한다. 서울대학교 中文科 敎授이기도 한 許成道 중앙도서관장은 "文化民族이라고 自處하면서도 國民대다수가 100여년 전의 祖上들 資料조차 解讀하지 못하는 實情"이라며 "漢字 배우기를 포기하려는 사람들에게 基本漢字라도 敎育시킬 方法論을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여 漢字敎育의 必要性을 强調했다.
漢字를 제대로 아는 것, 그것은 곧 高貴한 民族의 遺産을 깨닫는 길인 것이다.
健全한 價値觀과 바람직한 人性 涵養
또한 漢文敎育을 통하여 故事成語나 格言, 俗談, 先人들의 智慧와 뜻을 본받을 수 있다.
'漁父之利' 또는 '結草報恩'과 같은 故事成語는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漁父之利'는 조개와 황새가 서로 싸우는 바람에 漁父가 둘 다 잡아 利益을 보았다는 뜻으로, 雙方이 서로 다투는 사이에 第三者가 利得을 챙긴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또 '結草報恩'은 풀을 매어 恩惠를 갚는다는 뜻으로, 죽은 뒤에라도 恩惠 갚음을 이르는 말이다. 中國 春秋時代에 晉나라의 '魏武子'가 평소에 아들에게 이르기를, 내가 죽거든 庶母를 改嫁시키라 해 놓고, 죽을 무렵에는 그와 반대로 殉葬을 시키라 했다. 아들 '顆'는 아버지의 평소의 말을 따라 改嫁시켰다. 후에 顆가 戰爭에 나가 秦나라의 '杜回'와 싸우다 後退하여 危殆할 때, 그 庶母의 아버지의 죽은 넋이 敵軍의 앞길에 풀을 맞잡아 매어 杜回가 걸려 넘어지게 하여 사로잡게 했다는 故事에서 생긴 말이다. 따라서 이 두 故事成語만 보아도 先人들의 삶의 智慧와 敎訓을 얻을 수 있다. 漢文敎育을 통해 健全한 價値觀과 바람직한 人性을 涵養시킬 수 있는 것이다.
未來를 위한 漢字敎育
우리나라는 東北亞圈의 漢字文化圈에 속해 있다. 최근 中國과의 交流가 活潑해지고 있는 이 때 漢字敎育은 더욱 切實히 要求된다. 經濟圈에서 先導的인 役割을 하기 위해서라도 漢字敎育은 必須的이다. 國際化, 世界化라고 하면서 여기저기서 오직 英語만을 배우려고 난리이다. 그렇지만 生活 속의 國際語인 漢字를 잊고 있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漢字敎育을 통해서 東洋의 새 물결을 일으키고 우리나라의 位相을 더 한층 세우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 意味에서 漢字의 早期敎育은 絶對的이라고 할 수 있다. 英語만 早期敎育이 必要한 것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漢字를 익히게 하고 生活 속에서 活用토록 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初等學校에 入學하기 전, 공원 안 조그마한 養老院에서 매일 할아버지가 가르쳐주시는 漢字로 인해 오늘의 내가 있게 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한 新聞記事에 따르면 韓國語文會 주관으로 치러진 漢字能力檢定試驗 응시자 30만 명 가운데 16만여 명이 初等學生이라고 한다. 漢字能力試驗에 대한 成績이 大入 特別銓衡에 反映되고, 學生 기록부에까지 기록되면서 學父母의 關心이 늘어난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成績만을 위한 漢字 工夫가 아니라 스스로 漢字에 興味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重要하다. 漢字가 어렵고 딱딱하다고만 느끼는 생각부터 먼저 버려야 한다. 漢字와 가까이 다가가려는 스스로의 努力이 必要하다. 漢文 관련 인터넷 사이트 등을 利用하면 漢字 퍼즐 게임이라든지, 漢字의 音과 뜻을 맞추면 점수가 높아지는 게임 등을 통해 얼마든지 漢字와 친해질 수 있다. 수수께끼를 통한 漢字의 호기심 유발, 노래로 漢字를 익히는 方法 또한 效果的이다.
이제는 인터넷에서도 玉篇, 故事成語, 明心寶鑑 등 漢字敎育에 必要한 資料 등이 많다. 애니메이션 등 多樣한 멀티미디어 資料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漢字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만 먹는다면 어렵지 않게 漢字와 가까이 할 수도 있다.
우리의 歷史 속에 끝없이 이어져 내려온 漢字…… 盡人事待天命, 우리글 한글과 함께 生活 속에서 널리 漢字를 使用할 때 보다 새로운 21세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수상소감
2002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또 한 해를 보내야 한다는, 머지않아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는 아쉬움과 들뜬 기분도 지금은 느낄 수가 없습니다. 高等學校 2學年이면서도 당장 눈앞에 펼쳐진 '試驗'을 우선은 잘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內申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니까요.
그런 틈새에 날아든 정말 기쁜 소식……. '漢字敎育 振興에 관한 글' 懸賞公募에서 내가 '大賞'이 되어 榮譽의 國務總理賞을 받게 되었다고 했을 때, 나는 처음 내 귀를 疑心했습니다. 아무래도 내가 잘못 들은 거라고 거듭 거듭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거짓이 아닌 事實임을 알았을 때, 저절로 내 눈앞에는 여러 映像들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내게 제일 처음 漢字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셨던 집 근처 養老院의 할아버지 先生님, 漢字의 所重함을 機會 있을 때마다 일깨워 주시는 學校 漢文 先生님, 漢字를 몰라서는 우리말 역시 제대로 할 수 없다는 國語 선생님, 늘 나에게 文學과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를 指導해 주시는 글짓기 先生님, 언제나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시는 할머니와 父母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손길들……. 이 모든 것들이 함께 어울려 있으므로 나는 幸福하며, 오늘의 榮光이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아직도 漢字를 잘 알지 못합니다. 平素에 내 또래보다는 그래도 漢字를 많이 안다고 自負했었는데, 이번에 글을 쓰면서 새로이 깨달은 것은 내가 알고 있는 漢字가 아주 極少數라는 것이었습니다. 눈으로 아는 것과 實際로 쓰는 것에는 큰 差異가 있었습니다. 눈에 익은 漢字도 한 글자, 한 글자 自傳을 찾아봐야 했는데, 그 過程을 통해서 다시 한 번 漢字에 대해 또 다른 魅力을 느꼈습니다.
不足한 글에 큰 기쁨을 안겨주신 審査委員 先生님, 이 땅에 漢字敎育 振興을 위해 많은 努力을 慶州하시는 全國漢字敎育推進總聯合會에도 고마운 뜻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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