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회담 복귀' 한 목소리
◆노대통령 - 부시 정상회담◆
이번 한ㆍ미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미국이 북한의 금융제재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북한계좌를 관리해왔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은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여 북한과의 거래를 제한했다.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서 북한과 거래를 해온 다른 은행들도 북한과의 거래를 순차적으로 중단하거나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심지어 북한의 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뱅크오브차이나까지 북한 은행계좌에 대한 조사를 벌이면서 북한을 옥죄는 데 동참하는 모양을 만들고있다. 북한은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은행계좌 제한만 풀어주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했다.
반면 미국은 6자회담에 먼저 들어오면 은행계좌 제한을 푸는 방법을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은 이를 거부하면서 오히려 더 강하게 나오고 있다. 미사일 발사에 이어 지하핵실험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들에게 핵이 있다는 단순한 과시인지 진짜인지 믿을 수 없지만 이런 북한의 움직임은 북ㆍ미관계를 비롯해 한반도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했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결과는 양국이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 '포괄적 접근방안'을 활용하기로 했다.
또 포괄적 접근방안을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다시 말해 한ㆍ미간에 이번에 북한을 6자회담에 끌어들이기 위한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어떤 포괄적 접근방안을 만들지에 대해 한ㆍ미간 이견이 충분히 문제로 표면화될 수 있다. 양국은 오래 전부터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자는 원칙에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여왔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이 북한의 손발을 다 묶고 항복하라는 상황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선참후계(先斬後啓 : 일단 처형하고 나중에 보고)라는 표현을 쓰며 미국측에서 북한의 금융계좌를 풀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러나 미국은 단호한 입장을 버리지 않고 있다. 미국은 오히려 북한이 대화를 계속 거부하면 지난번에 했던 대북 경제제재 조치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한ㆍ미 정상회담 전인 13일 노 대통령과 만나 마카오은행의 북한계좌에 대한 동결을 비롯해 대북 금융제재 상황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도 미국의 북한계좌에 대한 조사 등에 대해 '법집행'으로 이해하는 선에서 평가해주었다. 또 '선참후계'나미국의 북한계좌 압박철회 같은 표현을 쓰지 않고 "법해법과 북한 해법 사이에 조화가 있었으면 한다"고 주문하는 선에서 봉합했다.
하지만 이 안건은 여전히 북한에 6자회담을 계속 거부하는 명분을 제공하면서 까다로운 현안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송민순 청와대 외교안보실장은 "(북한을 6자회담에 끌어들이는)외교라는 게 간단한 논리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다"며 "정교한 논리와 복잡한 함수관계를 넣어서 가능한 상황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실장은 특히 "한ㆍ미 양국이 공동으로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인을 조합해서 해법을 찾아내는 노력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ㆍ미 양국은 북한을 6자회담에 끌어들이기 위해 양국간에 합의된 구체적인 해법을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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