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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운영자 ( homepage)
Subject   한시감상-망자(亡者)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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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없음
- 서른 여섯 번째 이야기
2012년 6월 14일 (목)
망자(亡者)를 그리며

흰 개 앞서가고 누런 개 뒤따라
들녘 풀 사이 올망졸망 무덤으로 향하네
제사 마친 노인 밭사잇길로
저물녘 아이 부축 받고 취해 돌아오네

白犬前行黃犬隨
野田草際塚纍纍
老翁祭罷田間道
日暮醉歸扶小兒

- 이달 (李達, 1539~1610?)
〈제총요(祭塚謠)〉
《손곡시집(蓀谷詩集)》

  임진왜란 이전 16세기 시단의 뚜렷한 사조적 특징으로 거론되는 것이 낭만주의이다. 송시풍(宋詩風) 위주의 조선 전기 시풍이 선조(宣祖) 연간을 기점으로 인간의 낭만적 감정을 서정적으로 표현하는 당시풍(唐詩風)으로 바뀌는데 그 개척자로 평가받는 사람이 이달(李達)ㆍ최경창(崔慶昌)ㆍ백광훈(白光勳) 등이다. 이들은 시를 기교와 현학의 과시로 혹은 심성 수양의 한 방편으로서가 아니라 삶의 구체적 체험에서 비롯하는 정감의 충실한 표출로 삼고 그것의 실천을 통해 일정한 문학사적 의의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후배 문인들과 현 연구자들로부터 만당(晩唐)을 배워 기력(氣力)이 성당(盛唐)에 못 미치고 제재의 편폭이 매우 좁으며 모의(模擬)의 기운이 강하여 개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가운데 모방에만 머물지 않고 조선 악부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자기화의 움직임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는 작품들도 있다. 이달(李達)의 <제총요>가 그 중 하나이다.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 이 시는 한가로운 전원 풍경을 연상시킨다. 개를 앞세우고 찾아가는 곳이 무덤들이 연이어 있는 곳이지만 전결구를 읽기 전까지는 심상한 풍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사라면 온 식구가 함께 무덤을 찾아야 하는데 늙은이와 어린아이뿐이라는 데서 아이의 부모가 없다는 사실에 의문을 갖게 되고, 곧 무덤의 주인이 아이의 부모이고 부부가 모두 죽었다는 사실이 전면에 부각된다. 그 사실은 다시 올망졸망 모여 있는 무덤의 주인들 또한 아이의 부모처럼 젊은 사람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죽게 된 사연은 전쟁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결국 전쟁의 참화로 자식을 앞서 보낸 늙은이와 부모 잃은 아이가 제사를 지내고 돌아오는 상황이니 늙은이가 취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해가 져서야 취해 돌아오는 늙은이의 모습은 시간의 경과를 보여주고 그 시간 동안 무덤 앞에서 술을 마시며 어떤 심정이었을까를 생각케 한다. 어린 손자가 있어 소리 내어 울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을테니 큰 슬픔을 삭이고 삭이느라 연거푸 술을 마셔 취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취해 어린 손자의 부축을 받고 돌아오는 모습은 애처로움을 자아낸다.

  짧은 시지만 자간과 행간에 담겨진 의미가 읽을수록 확장되어 비극성을 고조시킨다. 그러면서도 그런 비극적 상황이 경물 속에 암시적으로 투영되고 있을 뿐 시인 자신의 감정은 전혀 노출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전쟁 체험을 바탕으로 감상적 시작 태도에서 벗어나 현실에 뿌리를 둔 시재(詩材)를 취하여 자기 목소리로 노래한 것이 후대에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글쓴이 : 장미경(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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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7.02 - 21:57
LAST UPDATE: 2012.07.02 -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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